[조리] 돼지껍데기볶음

Posted by jinoaction
2014. 9. 23. 06:38 음식문화 칼럼/지노레시피

반찬사러 아내와 진로마트를 여느 때처럼 거닐다 발견한 돼지껍데기. 딱봐도 제법 두껍고 꽤 많겠다 싶은데 가격은 2,000원 밖에 안된다.'할 수 있겠지?' 하는 잠깐의 고민 끝에 들었다. 친구와 술한잔 할 때면 늘 마무리였던 돼지껍데기의 쫀득함. 그걸 집에서도 맛볼 수 있겠구나. 


요리 시작!


1. 일단 돼지껍데기를 물에 깨끗이 씻어준다. 밀가루를 넣어서 씻으라던데, 늘 그랬듯 집에 있는 베이킹소다와 함께 뻑뻑 문질러주고 투하. 


2. 다진마늘 10개정도, 썰어놓은 파 한 움큼, 청양고추 썰어서 1개, 양파 큰거 썰어서 1개, 된장 조금 넣고 30분 정도 끓였다. 

  - 레시피에는 생강(조금)과 대파(2~3대), 통후추가 있었는데, 집에 없어서 못 넣었다. 아마도 이걸 넣었으면 돼지고기 냄새 확실히 더 빠졌을 듯.

  - 요리할 때면 왠지 다지고 썰어넣어야 향이 더 우러날 것 같아, 습관적으로 그렇게 한다. 레시피에선 통마늘, 통양파를 넣는다고 했는데, 차이가 뭘까?


아직까지 비주얼이 썩 좋진 않다.





3. 끓인 껍데기는 바로 찬물 샤워한다. 더 쫀득해지도록.


4. 껍데기 뒷면의 기름이 뭉쳐있는 곳은 가위로 제거한다. 아내는 기름을 싫어한다. 

  - 남은 껍데기는 비닐백에 싸서 냉동 보관한다.(양념 넣고 끊였으니 가급적 냉동) 

  - 먹을만큼 잘라 소분하면 나중에 꺼내먹기 좋을 듯하다.  





5. 다음은 돼지껍데기의 백미 양념장. 참고한 레시피대로 고추장 2.5큰술, 고춧가루 1.5큰술, 간장 2큰술, 올리고당 1큰술, 참기름 조금, 다진 마늘 2개.(1큰술=15ml=1테이블스푼)

  - 소심해서 남은 설탕도 조금 넣었다. 다음번엔, 설탕은 가급적 쓰지 말아야지.

  - 매실액을 넣는 분도 있던데, 올리고당보다 깔끔한 맛일 듯. 뭔가 찐득한 느낌을 원한다면 왠지 올리고당.


6. 양파도 먹고픈만큼 썰어 넣고 비빈다. 깻잎만 있었다면 금상첨화였겠다. 향긋한 스멜.





7. 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볶는다.


8. 적당히 익었다고 생각될 쯤엔 양배추 투하. 양배추는 금방 타고 오래 볶음 씹는맛이 약해지니, 천천히.

  - 맘 같아선 겉이 약간 딱딱해질까지 익히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후라이팬이어서 그런가.





9. 다 볶았으면 반찬과 함께 플레이팅(플레이팅이라 하기엔... 쩝)




아내의 한줄평: 100점. 또 먹고 싶다. 자주 해먹자.

  - 참고로 아내는 생애 첫 돼지껍데기였음.

  - 솔직하고 객관적인 평이 내 요리를 발전시킨다고 5번 강조하고 나온 평임.


진호생각

  - 생강, 대파 넣었으면 더 깔끔했을 듯. 기본 양념에 많이 쓰이는 것들은 구비해두자.(청주, 굴소스 등)

  - 미리 한번 삶아서 그런가. 쫀득함보다 흐물흐물한 식감이었다. 나중에 고깃집은 어떻게 하는지 물어봐야겠다. 

  - 양념없이 볶아서 소금참기름에 찍어 먹는 것도 도전!

[자기혁명] 변화, 오직 나만이 쓸 수 있는 혁명의 타이틀_구본형,「익숙한 것과의 결별」

Posted by jinoaction
2014. 9. 7. 22:49 생활의 발견/천연동 문화관

‘변하지 않는 진리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 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변화는 시대의 화두이자 인류의 영원한 과제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 왔고 그것이 개개인에게까지 강요되는 현실은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변화는 우리 삶 그 자체이다. 변화를 통해 스스로를 일깨우거나 때로는 변하지 못함에 좌절하며, 우리는 자연스레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출간된 지 10년도 더 된「익숙한 것과의 결별」(을유문화사, 2007)이 전혀 낯설지 않은 이유도 이 책이 오늘의 독자에게 절실한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은 변화를 자신의 키워드로 삼아, 다양한 글쓰기와 강의를 통해 이를 전파하고 있다. 그는 약 20년간 한국IBM에서 근무하며 경영 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했고 국제 평가관으로 국내외 여러 조직의 경영 혁신과 성과들을 컨설팅해온 변화관리 전문가이기도 하다. 20년을 다닌 직장을 단번에 그만둔 이유도 '변화'였으며, 새로운 인생의 나침반이 될 연구소의 비전과 이름도 '변화'였다. 그의 첫 저작인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변화의 신호탄이었고, 그는 새로운 인생의 2막을 열 수 있었다. 그의 표현대로 스스로를 고용해,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는 가치와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책은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에 앞서 우선 변화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내면의 변화를 저해하는 저항의 모습과 자신을 만나기 위한 의지의 순간을 생각의 흐름에 따라 조목조목 짚어간다. 변화에 대한 그의 주장과 의지는 단호하고 명료한 문장만큼이나 거침이 없다. 그의 글은 솔직한 자기 고백이자 희망을 향한 출사표이다. 인생 선배로서의 애정 어린 조언과 때때로 가열차게 몰아치는 호통은 자칫 추상적일 수 있는 내용을 담백하게 전달하며 독자의 변화를 재촉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첫 번째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이것은 욕망과 관계가 있고, 깊은 마음속에서 진정한 욕망을 건져낼 때 우리는 그것을 위해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중요한 것은 이것을 위해 24시간을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욕망이 그저 꿈으로만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구체화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P.310)


그는 밤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4시경에 일어나 2시간씩 글을 쓰는 습관을 10년넘게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고 자신을 위한 실천을 온전히 지속함으로써 완벽하게 변화했다. 간절한 희망을 보다 절실한 실천을 통해 구체화했고 욕망을 일상화한 것이다. 주어진 시간에 수동적으로 편입되어 성실하게 자신의 몫을 해내는 것만이 더 이상 미덕일 수 없는 시대다. 시대를 떠나 변화는 무엇보다 나의 삶이자 반성 그 자체이며, 우리가 살고 존재하는 이유다.


"어느 경우이든 겹쳐지지 않는 그림을 포개는 작업으로 시작해야 한다. 하루 두 시간 이상을 매일 쉬지 않고 자신의 욕망에 투자하라. 욕망과 재능에 이제 시간을 더하라. 시간은 곧 삶이고 삶을 욕망과 재능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것만큼 확실한 투자는 없다. 다른 사람의 욕망과 재능에 돈과 시간을 걸지 말아라 운이 좋으면 돈을 딸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잃을 확률이 더 높다. 더욱 비참한 것은 스스로의 욕망을 희생하고, 하늘이 준 재능을 버림으로써 삶을 낭비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인생을 팔았기 때문이다."(P.348)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뜨거운 열정과 진지한 실천을 쏟아 부었는지 자문해보자. 변화에 화두에 놓여있는 나에 대해 얼마나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를 되물어보자. ‘익숙한 것과의 결별’ 이라는 제목만큼이나 변화는 지금 결연하게 시작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그렇듯 쓰여진 문장을 그저 읽고만 마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작은 실천이라도 책이 준 감흥을 오롯이 일상에 새겨나갈 수 있을 때에 삶은 더 풍요로워진다. 내 안의 변화를 정말 간절히 열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쓰여진 일상의 지침들이 변화의 동력을 제공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실천 가이드를 얻고 싶은 독자라면 그의 다음 작품인<낯선 곳에서의 아침>,<구본형의 필살기> 등을 읽어보면 좋다. 특히 전면적인 일상의 변화를 꿈꾸는 직장인들이라면 자기경영의 구체적인 실천론을 담은 그의 저작들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다양한 자기경영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www.bhgoo.com)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내는 영어공부 중

Posted by jinoaction
2014. 8. 23. 16:12 생활의 발견/지혜와의 대화

상수역 근처에 자주가는 카페가 생겼다. GRUNGE. 두번째인데 느낌이 좋다. 미완의 천정과 돌벽을 그대로 노출한 컨셉의 이곳은 첫 방문 때부터 왠지 잘 될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만석이다. 이 동네의 카페들은 프랜차이즈가 아니고서는 대부분 작고 아담한데, 적당히 넓은 공간이 제법 아늑하다. 형태와 높이가 다른 테이블과 의자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묘한 어울림을 만든다. 


아메리카노는 초등학교 실험실에서나 볼 수 있는 사다리꼴 비이커에 담겨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마시면 더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비이커의 주둥이 부분이 약간 밖으로 휘어 나와 잡으면 꽤나 기분좋은 그립감이 느껴진다. 다소 투박해보이지만 바닥과 약간 떨어져 있는 높이의 나무조각 받침도 뭔가 특별하다. 아내가 주문한 '플랫 화이트'는 여전히 정체를 모르겠다. 그치만, '플랫'이라는 단어가 주는 평온함이 오늘 토요일 오후의 햇살과 닮아 그저 좋다. 컵을 들어 살짝 맛보니, 라떼보다 약간 단 정도. 역시 모르는게 좋을 때도 있다.


아내는 영어공부 중이다. 정확히는 영단어 공부인데, 책에 있는 단어를 이어폰으로 하나씩 챙겨 들으며, 따라 읽는거다. 이런류의 반복 학습은 때때로 정신을 멍하게 할만큼 지루한데, 아내는 잘 참아내고 있다. 허리에 손을 얹고 꼿꼿이 세운 몸이 그것을 증명한다. 애쓰는 모습이 귀엽다. 아내가 입은 체크셔츠의 보라색 스트라이프와 보라색 책표지가 묘하게 겹친다. 그 묘한 어울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늘 영어가 자신과 멀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 걱정이 또 책을 들게 한다. 약간의 걱정과 아쉬움이 기분좋은 긴장을 만드는 법이다. 그 긴장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게 한다.


오늘 아침 새롭게 시작한 슈퍼스타 K6를 보는데, 기억에 남는 문장. 

"시간은 꿈을 저버리지 않는다. 꿈도 시간을 배신해서는 안된다.-은하철도 999중' 

영어를 유창하게 지르고픈 아내의 꿈은 저 귀여운 인내의 시간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늘 그 꿈을 응원할 것이고. 


+ 아내에게 글을 보여줬더니, '플랫 화이트'에서 맘이 변해, '마끼아또'를 시켰단다. 속았다. 그렇지만 내 혀는 역시 믿을만하다.







'생활의 발견 > 지혜와의 대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포에 들러  (0) 2015.03.22
모기와의 전쟁  (0) 2014.10.01